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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장편시)
김미란 2012-04-11 추천 0 댓글 0 조회 717

 

 

 

동 행

 

길고도 어두운 동굴이었습니다.

홀로 걸어 외로웠습니다.

어느 날 아름다운 동행자를 만났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무척 행복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극심한 어둠 때문에 동행자를 잃어 버렸습니다.

너무 어두워 돌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벽에 부딪혀 피가 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다시 동행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린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손을 꼭 잡고 걸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서로의 손톱이 너무 자라

그 손톱이 서로에게 부딪혀 피가 나기도 하고

아파하며 눈물 흘리며 낙담하기도 하였습니다.

 

마침내 서로에 대해 오해하고 의심하여 두려워하며 방어하기도 하고

공격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때론 물을 더 많이 마시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돌이 없고 편안한 길을 걷기 위해

시기하고 경쟁하기 까지 하였습니다.

 

......무척이나 길고 어두운 동굴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처음에 손톱으로 핧킨 것이 본 마음이 아니라

서로의 실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 옷으로 손톱을 꼬옥 가리고 다시 손을 잡고 걸으며

서로가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또 그렇게 어둠 속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 어두운 동굴 안에 맑은 물소리와 함께

예쁜 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두워 그 아름다움을 다 볼 수는 없었지만 오랜 만에,

아주 오랜만에 아름다움 이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어

우리들에게는 얼마나 크나 큰 기쁨이며 감격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곳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어 또 다시 길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옷 속으로 손톱이 조금이라도 긁어 아플 땐

이젠 상대방의 아픔과 불편함을 오히려 걱정해 주며 감싸주며

서로 보호해 주며 다시금 계속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조금 후에 그 꽃들이 조금씩, 조금씩 더 자주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여러 방향 속에서 어디로 가야할 지 더 이상 방황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냥 꽃이 있는 곳만 따라 걷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걷다가 보니 더 이상 춥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참으며 서로를 잡아주며 감싸주며 걷다보니

저~~기서 조그만 빛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뻐 뛰며, 춤을 추며 빛을 향해 마악 뛰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뛰고, 뛰고, 또 뛰었습니다.

 

..... 마침내 동굴 밖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너무 밝은 태양 빛 때문에 눈이 부셔서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고통스러웠습니다.

 

어둠에만 있었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빛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으로 느낀다는 것을

잠시라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 그렇지만 잠깐의 고통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어둠 속에서 그렇게도 간절히 찾았던 빛의 아름다움이 느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태양 빛이 얼마나 고맙고 우리를 따뜻하게 해 주는지를 아는

행복에 잠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고마운 것은 어둠 속에서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해 준 동반자가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그것만큼 감사한 것은 그렇게도 캄캄한 어둠이었었는데,

아니 어두움만 있었는지 알았는데.......

 

비록 느껴지지 않았었지만,

단지 물리적으로 보이지는 않았었지만,

빛이 우리와 내내 함께 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높은 곳에 올라가서 보니

그렇게 길게 느껴졌던 동굴이 그렇게 길지는 않았습니다.

잠깐의 어둠의 시간 후에는

더 긴, 더 오랜 빛의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8년 가을에 김미란(마리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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